나는 언젠가부터 나 자신이 많이 부족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하며 살았고 아직도 거기에서 백 퍼센트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고 미래에 대한 준비가 아직까진 많이 부족했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나의 상황들을 어떻게든 역전시킬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야 했는데 그러기 위해선 나 자신의 팩트체크가 필수였다.
시간이 갈수록 더욱 분명 해지는 현실의 벽
학교를 다니고, 또 사회에 발을 들이고 살아가기 시작하면서 나는 항상 부푼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당장은 어리고 별 볼 일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무한히 발전할 수 있는 미래가 있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때때로 나의 미숙함이 드러나는 순간들도 미래에 더욱 성장한 나를 만들어내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고 큰 절망감 없이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살아가는 가운데 가족이 생기고 나이가 쌓여가면서 내가 생각보다 부족한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사회에서 나의 지위와 경제력은 내가 기대한 만큼 빨리 성장하지 않았고, 사회생활 초반에 겪은 시련들이 내 삶의 밑거름이 되어 추후 빠른 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은 현실이 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내 주변의 사람들과 나 자신을 지속적으로 비교하기 시작했고 다른 사람들의 약진에 비해 더디기만 한 나의 발걸음은 갈수록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후 내면의 변화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내가 뒤처진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하루하루는 불안함이 가득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런 나날들이 계속되고 필연적으로 열등감이 나를 채우기 시작하면서 나는 천천히 나 자신을 고립시키기 시작했다. 원래는 친구도 많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좋아하던 나였지만 언제부턴가 사람들과의 만남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어른들의 대화는 주로 일과 돈 버는 일, 그리고 가족여행 같은 돈 쓰는 일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회사에서 사무를 담당하는 평범한 직업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내밀한 대화를 통해 (부족하게만 생각되는) 나의 경제력이나 미래 발전 가능성을 남들이 가늠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혹시나 나의 내면에 있는 그러한 열등감들을 남들에게 눈치채이고 싶지도 않았다.
변화에 대한 열망
그런 날들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그렇게 나의 스트레스는 깊어져 갔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가장 우려스러웠던 점은, 그러한 나의 불안감이 주위 사람들 특히 나의 가족들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자녀들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고 싶고 보여주고 싶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나를 답답해하는 집사람에게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화통한 자기 친구들 부모님과 달리 가족여행이나 괜찮은 외식 한번 하는 것도 쉬이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을 하게 되는 아빠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아이들에게 죄의식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 즈음부터 나는 나 자신의 변화에 대한 갈급함과 절박함을 느끼기 시작한 것 같다. 더 이상 가족들에게 한심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비치는 게 싫어지기 시작했고 식구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데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는 환경 만들기를 더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여기가 내가 블로그 글쓰기로 시작하기로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 계속 이어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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