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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이야기

영어로 추천서 써주기

by minchelink 2022.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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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살다 보면 영어로 추천서 써줄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미국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종종 부하직원들이 이직하거나 대학원 입학원서 쓰는 과정에서 영문 추천서를 써준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제 자신도 과거 교수님이나 직상상사들에게 추천서를 부탁한 적이 있고 그 추천서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추천서라는 것이 어떻게 쓰냐에 따라 읽는 이의 입장에서는 추천하는 사람에 대해 추천인이 얼마나 잘 알고 그 사람을 정확히 (물론 긍정적으로) 잘 평가하고 있는지 느껴져야 추천서가 좀 더 빛을 발하게 되겠죠? 이번 글에서는 미국의 추천서에 대한 내용을 다뤄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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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서를 써주는 일은 한 사람의 미래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다

 

추천서를 쓰는 일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요되는 일입니다. 대학 교수들의 경우는 학생들의 추천서 요청이 워낙 많기 때문에 템플릿을 만들어 놓고 거의 이름만 바꿔가며 추천서를 작성하기도 하겠지만 정말 중요한 추천서이거나 본인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애제자의 경우는 아무래도 더 정성을 들여 쓰게 되겠죠. 추천서를 받아보는 사람이나 기관의 경우도 워낙 많은 서류들을 읽어보기 때문에 추천인의 정성이 담겨있는 추천서는 돋보이게 마련입니다. 이는 추천서를 쓰는 사람이 추천서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고 추천하고자 하는 사람이 잘 될 수 있도록 자세하게 설명하고 어필하는 내용을 충실하게 작성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에도 더 마음이 가고 아끼는 사람의 추천서를 쓸 때는 추천서의 목적을 수차례 헤아리고 평가받는 사람의 자질이나 잠재력을 평가자의 입장에서 최대한 공감할 수 있도록 내용을 만드는데 오랜 시간을 들였습니다.

 

추천서를 쓸 때는 자신이 추천하는 사람(신청자)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어필해야 하는 부분은 자기가 추천하고자 하는 사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친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의 학업이나 업무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이 추천을 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한국에 사는 저의 지인이 미국 대학교에 지원을 하고자 원서를 준비 중이었는데 학교 선생님이 써준 영문 추천서를 검토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일단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미국 대학 입학 사정관이 요구하는 추천서(Letter of Recommendation)는 컨피덴셜 한 서류이기 때문에 지원자가 볼 수 없도록 추천자가 대학에 직접 보내도록 하는 서류인데, 이걸 학생 쪽에서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선생님이 학생에게 내용 좀 확인해 달라는 선한 취지였겠지만 이걸로 미루어볼때 영문 추천서를 많이 써보신 분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살펴보니 대략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었습니다.

1. 나는 ㅇㅇㅇ 의 3학년 담임선생이고 작년 한해 학생을 맡아 가르쳤다.
2. ㅇㅇㅇ는 성실한 학생으로 학우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좋은 평판을 유지했다.
3. ㅇㅇㅇ 는 학업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4. 예전 ㅇㅇㅇ 는 교내에서 실시한 로봇 프로젝트 행사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5. ㅇㅇㅇ 는 로봇에 관심이 많았고 친구들에게 로봇에 대해 얘기하고 프로젝트 행사를 앞두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다.

위의 내용을 보면 선생님이 학생의 성취도를 설명한다기보다는 그냥 옆에서 지켜본 관찰자의 입장에서 간단한 보고서를 쓴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추천서가 입학사정관이 검토하는 전체 자료 중의 일부분이고 형식적인 서류일 수 있지만 조금만 다듬어도 선생님의 의도가 좀 더 잘 전달될 수 있을 것 같아 약간 수정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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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서를 읽는 사람이 지원자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수정 진행

 

예를 들어 교내에서 실시된 로봇 행사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제가 모르지만 거기에 몰두하며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하면서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는 부분을 어필했고, 로봇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친구들이 어려워하고 있을 때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는 좋은 심성을 가진 친구인 동시에 로봇에 대한 열정을 가진 학생이라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렇게 본인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것에 몰두할 줄 알고 주변에도 긍정적으로 그 열정을 전파할 줄 아는 친구라는 것을 나타낼 수 있는 게 선생님의 의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선생님이 쓰신 내용을 바꿨다기보다는 선생님이 하시고자 했던 말씀들이 좀 더 잘 어필될 수 있게 내용을 연결하고 상호 보완하였습니다.

나중에 제가 수정한 서류를 보내 주면서 (제출은 누가 어떻게 하는지 몰랐지만) 일단 선생님께 수정본을 드리고 수정된 내용에 대해 문제가 없는지 정중히 여쭤본 후 진행하라고 조언을 하였습니다. 선생님도 수정된 내용에 이견은 없으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원서는 잘 접수되었고 다행히 학생도 원하는 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물론 학생의 노력과 선생님들의 지도를 통해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된 것이겠지만 거기에 제가 0.1% 정도는 도움이 될 수도 었었겠죠? 그런데 로봇 프로젝트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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