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의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 그의 측근이 나라를 장기 집권하는 동안 축적되어온 논란과 부패, 그리고 경제정책 실패가 국가 디폴트 상황인 모라토리움 선언을 초래하였고 이로 인해 분노한 시위대가 대통령궁을 점령하면서 결국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하였습니다.
스리랑카 시위대 대통령궁 점령
성난 시위대가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나서 하루가 지나자 많은 군중들이 대통령궁을 찾아오면서 그동안 일반 시민들에게 금단의 장소로 여겨지던 곳들이 일반에 공개되게 되었습니다.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 위치한 대통령궁을 찾은 시민들은 대통령궁 내에 있는 여러 개의 화려한 베란다와 연회장, 넓고 고급스러운 잔디밭과 수영장을 둘러보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정작 시민의 생활과 국가 경제는 파탄 나고 엉망이 된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는 호화로운 아방궁에서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허탈한 웃음을 짓게 만들었습니다.
곳곳의 의자들이 부서진 채 굴러다니고 많은 수의 화분과 유리창들이 시위대에 의해 깨져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드나들며 사진을 찍고 구경합니다. 일부 시위대는 정원의 잔디밭과 수영장에 들어가 있기도 합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대통령궁에 드나들고 기념촬영을 하는 동안 경찰과 경비들은 이들을 통제하지 않고 한쪽에 서서 조용히 드나드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의 혈세로 사치를 누려온 대통령과 측근들에 대한 분노를 침묵으로나마 동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시위대는 대통령과 총리가 사임할 때까지 대통령궁 점거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스리랑카 대통령 사퇴 시위의 배경
라자팍사 가문의 부상
라자팍사 가문은 20년 가까이 집권하며 스리랑카를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라자팍사는 원래 독립운동가 출신 국회의원 가문으로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대표 격입니다. 마힌다는 20대에 국회의원으로 선출되고 노동부, 수산자원부 장관을 지낸 후 총리가 되었다가 2005년 대선에서 승리하여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후 재선을 통해 2015년까지 스리랑카를 통치했습니다. 재임기간 중 반군의 내전을 종식하는 과정에서 민간이 수만 명을 사살하며 인권탄압 논란을 초래했고 (현 대통령) 고타바야 라자팍사 등 친족을 등용하며 부패의 중심에 섰습니다. 결국 마힌다 총리는 3선에 실패하며 실권했지만 이후 동생이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대통령이 되며 총리로 컴백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들 가문의 집권 과정에서 뿌려진 부실의 씨앗이 결국 나라의 경제를 나락으로 빠뜨렸습니다.
스리랑카 국가부도 선언!
스리랑카는 지난 5월 국가부도, 즉 모라토리움을 공식 선언하였습니다. 주력 산업이었던 관광업이 코로나로 인해 붕괴하였고 여기에 대외 부채와 재정 정책 실패까지 합쳐져 나라는 완전히 '망한'꼴이 되었습니다. 물가는 급격하게 상승하였고 전기 등 에너지 공급도 차질이 생기며 국민들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습니다. '모라토리움'이라는 것은 현대와 같은 글로벌 경제 체제에서 한 국가의 신용이 완전히 망가지는, 나라의 사망선고와 같은 것입니다. 자원이 많거나 글로벌 체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국이 모라토리움 선언을 한다면 그 역학관계로 인해 좀 다른 얘기가 되겠지만 스리랑카같이 글로벌 시장에 영향력이 작아 자급자족이 불가능한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신용이 박살날 경우 비참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자산도 얼마 없는 사람이 신용불량자가 되는것을 상상하시면 되는데, 국가가 부도를 선언함으로써 국가 간 무역, 금융거래를 포함하여 공항, 항구 사용권, 석유 공급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제약이 발생하게 되니 스리랑카 같은 나라에게는 정말 비참한 현실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결국 이 모든 것이 오랫동안 이어온 라자팍사 가문의 집권이 국가에 초래한 결과라고 생각한 국민들의 분노가 얼마나 클지 상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스리랑카 대통령 사임
결국 스리랑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현지시간 9일에 사임 의사를 밝혔고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보장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자신의 형인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사퇴한 이후에도 두 달간 자리를 지키며 버텼지만 경제난에 대한 책임과 국민들의 분노를 버티지 못했습니다. 대통령궁이 시위대에게 점거당하기 전 대피하기는 했지만 정확한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연료, 식량, 의약품 수입 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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