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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주식, 비즈니스 세계

재미로 보는 기업 인수 합병 스토리

by minchelink 2022.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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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를 하거나 혹은 투자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을 심심치 않게 접하고 있습니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르더라도 기업이 향후 성장하기 위해서, 또는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 인수 합병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테지만, 때론 기업의 인수가가 지나치게 낮거나 또는 높다고 판단될 때가 있죠.  물론 인수가가 낮은 경우는 회사에 빚이 많다거나 아니면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등의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추론할 수 있지만, 굳이 높은 금액을 배팅해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는 좀 의아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 M&A 당사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거기엔 분명한 이유와 계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래는 필자가 예시를 들기 위해 가정한 하나의 시나리오입니다.  실제 케이스를 토대로 분석한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상식적인 선에서 이해하기 위해서 상황을 한번 가정해본 것이니 쉽고 편하게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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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 매각 결정

A라는 회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회사는 산업 설비를 생산을 통해 약 1000억 정도의 연 매출을 올리고 있고 A의 거래처들은 A에서 생산된 설비를 구매하여 제품을 생산/가공하는 업체들입니다. 

 

A는 1000억원의 연 매출 달성을 위해 매년 850억의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300억, 인건비 300억, 설비 유지비 및 기타 운영비 250억).  따라서 A의 연 수익은 150억 정도입니다.

 

어쨌든 매년 150억의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A 의 모회사인 B가 A를 매각하기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유는 해당 업계의 경쟁이 나날이 치열해지고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지속적인 시설 업그레이드 등 투자 요소가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이 가장 컸습니다. 

 

투자를 하더라도 향후 경쟁이 치열해져서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는 리스크가 경영진을 위협했기 때문입니다.

 

2. 인수 대상자 선정 과정

 

모회사인 B는 자회사 A의 매각을 위해 동종 업계인 C와 D라는 업체들에게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가격을 받게 됩니다.  참고로 C는 자타가 공인하는 업계 넘버원으로 시장 점유율이 약 40% 정도 됩니다. 

 

A는 업계 2위로 약 30%의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D를 포함한 다른 업체들이 나머지 30%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고요.  

 

매각을 위한 프리젠테이션이 있고 나서 D는 약 800억의 인수가를 제시했습니다.  D는 실사를 통해 향후 5~6년 동안 매년 약 150억의 수익 창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예상이었습니다.  설비나 자산도 양호한 상태이고 대대적인 추가 투자도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의 엑시트를 원하는, 그리고 초기 투자비 회수는 이미 충분히 이루어진 모회사 B의 입장으로서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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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수 합병 대상 선정

하지만 C가 제시한 가격은 놀라웠습니다. C가 제시한 가격은 무려 1300억으로 D가 제안한 가격의 약 1.5배가 넘는 금액이었습니다! A의 직원들은 이와 같은 소식을 듣고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지었습니다.  현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기에 업계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고객들의 요구(니즈)가 얼마나 다양하고 복잡해지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자신들이 보기에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회사를 인수해 가겠다는 C의 태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고 이걸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모회사인 B와 B의 대리자들은 이미 예상했던 시나리오인 듯 전혀 동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2000억의 인수가를 확정하기 위해 C와 치열한 협상을 벌였습니다.

 

4. PMI (Post Merger Integration)... C의 계획

얼마가 지난후 A는 1500억에 C에게 매각되었습니다.  D는 1차 제안 이후 2차 협상에 임하지도 못했습니다.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요? 왜 C는 그 돈을 주고 A를 인수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인수 이후 C의 행보를 통해 의문이 풀리게 되었습니다.

 

A의 인수가 마무리되고 얼마 되지 않아서, C는 A의 인력 대부분을 해고하였고 A의 생산 시설도 폐쇄하였습니다.  폐쇄하면서 일부 설비는 C의 기존 공장으로 옮겨 갔지만 결과적으로 A는 매각 후 얼마 되지 않아 공중분해되었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C는 A가 매년 지출하던 300억의 인건비와 설비 유지비 등의 기타 경비 250억 대부분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C에게 유휴 생산 역량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음). 동시에 A의 거래처는 C가 그대로 접수하게 되었고 연 1000억의 추가 매출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5. 결론

 

정리하자면, 기존에 A가 하던대로 1000억의 매출을 통해 150억의 수익을 올리던 구조가 아니라 1000억의 매출을 통해 700억의 수익을 매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인수가 1500억을 지불했지만 이는 2년여 영업을 통해 충분히 회수될 수 있는 금액이었습니다.  또한 기존 40%였던 시장 점유율도 70% 가까이로 상승하면서 시장 지배력이 훨씬 증대했고, 이는 영업력 강화 및 원가 절감으로 이어져 추가적인 메리트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C가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아니라 자신들의 유휴 생산 역량 및 업계 상황 분석을 통해 (경쟁이 치열해 레드오션으로 치부될수 있는 상황에서) 업계 리더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경쟁자들과의 초격차를 만들어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 케이스로 남을 것입니다. C는 자신들의 유휴 생산 역량 및 영업력을 사전에 철저히 분석했고 A의 인력과 설비를 포기하더라도 자체 역량만으로도 충분히 A의 거래처들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인수건을 좀 더 전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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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좀 돌려서 생각하면 초반에는 의아했던 C의 전략이 오히려 용의주도 했다고 보이고 1500억의 투자금이 크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물론 해당 딜의 성사 이후 A에 종사했던 많은 사람들이 실직하게 됐지만... 

 

물론 B의 결정이 잘못됐다고 할 순 없습니다.  기업은 영리 추구 단체이고 이익을 극대화 함으로써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집단이기 때문이죠. 이렇게 보면 기업의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됩니다.  기업의 리더들이 혁신을 게을리하고 안주하기 시작할 때, 그리고 다른 경쟁업체들이 치고 올라와 내 파이를 위협할때 그게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자각하고 대비하는 자세가 항상 필요한 것 같습니다. 

 

시대의 거대한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렵겠지만 지속적인 프로세스 이노베이션(혁신)을 통해 조직이 깨어 있고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어려운 내용은 아니니 즐겁게 읽으셨기를 바랍니다.  이후에 좀 더 다른 사례로 글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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