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전기차를 타게 되면 전기차가 주는 만족감이 크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날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를 타던 때와는 조금 다른 경험을 해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은 아니지만 지인이 테슬라를 (참고로 저와 동일한 Model Y) 타다가 사고 났던 일을 토대로 한번 적어 보겠습니다.
테슬라를 타다가 사고가 났을 때 생기는 일
지인이 테슬라를 타고 가다가 사이드를 받히는 사고가 있었는데 에어백이 터진 운전석 도어는 열리지 않아 조수석으로 넘어가 그쪽 문을 열고 내렸다고 합니다. 사고 후 스크린에 몇 가지 malfunction 경고가 떠있었다는데 운전석 도어, 카메라, 센서등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나왔다고 합니다. 다행히 화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고 발생 시 테슬라 본사에서 상황 자동 인지
사고 후 얼마 안 있어 테슬라에서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이미 사고를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고 견인차가 필요한지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자동차가 테슬라에 모니터링되고 있고 문제 발생 시 회사에서 인지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일단 견인차량 부르고 보험회사에도 연락하고 있던 와중에 자동차 전원이 나가 버려서 차를 갓길로 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수리소에 가서 얘기해 보니 배터리가 고장 난 건 아닌데 화재 위험 때문에 테슬라에서 원격으로 자동차 전원을 껐을 거라고 해서 좀 놀랐다고 합니다. 혹시 그게 아니라면 리튬 아연 배터리가 액체 형태이고 보통 때는 양극과 음극을 갈라놓았다가 전기를 써야 할 때 흘러가게 해서 양과 음이 만나게 하는 구조라 아무래도 외부 충격이 있었을 경우 차단시키는 장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테슬라에서 사전에 허가받은 수리소를 알고 있어야 한다
견인차가 온후 차 수리를 맡겨야 해서 아는 수리소에 연락해봤는데 자기들은 테슬라 공인 수리소가 아니라서 다른 곳을 알아보라고 했답니다. 단지 차체가 찌그러진 걸 펴거나 페인트를 칠하는 등의 외관 수리뿐이라면 할 수 있는데 차를 뜯고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 경우라면 자기들은 테슬라에 부품 주문이 아예 불가하므로 못한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부랴부랴 테슬라 공인 수리소를 찾기 위해 검색하고 전화해보고 해서 인근에 수리소 한 군데 수배할 수 있었고 거기로 차를 보내게 됐다고 합니다. 그런데 차가 전원이 꺼져 있다 보니 수리소 입구에서 작업장으로 차를 옮기는데 무지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 (들어서 옮기는 무슨 장비가 있다고 함).
일반 자동차들 보다 긴 테슬라 차량 수리 기간
그런데 수리소에서 하는 말이, 견적 내고 보험회사 승인받고 차 수리 완료하는 데까지 약 3개월 정도 소요된다고 했답니다. 지인은 귀를 의심했다고 합니다. 무슨 폐차 수준의 사고도 아니고.. 그저 운전석 문짝 갈고 차체 앞쪽 옆면 좀 갈고 하는 것뿐인데 너무 오래 걸리는 것 같다고 했더니 그쪽에서 하는 말이, 팬데믹이라 공급망이 엉망이어서 부품이 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고 했다는 겁니다. 실제 수리 기간은 약 2~3주인데 부품이 오는데 2달 이상이 걸린다는 말이었습니다.
테슬라의 느린 부품 조달/배송 기간과 수리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대기 기간
어쩔 수 없어서 일단 차를 맡기고 본인은 렌터카 해서 3개월 타고 다녔다고 합니다. 실제로 부품은 1달 정도 후에 수리소에 배송이 되었고 (테슬라에서 테슬라 계정과 연동된 고객 이메일로 파트 주문/배송 현황을 다 알려줌) 이후 본인의 차가 수리에 들어갈 때까지 약 1달 정도 대기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 문제는 수리 인프라가 아직 확충되지 않은 상황에서 테슬라 판매는 그 이상으로 잘 되었고, 또 그만큼 많은 사고 차량이 제한된 숫자의 수리소로 밀려들었기 때문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복잡한 사고 처리 과정 이후 테슬라에 대한 생각
다행히 차는 잘 고쳐져서 타는데 찾고 나서 문제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시는 자기가 워낙 조바심이 났기 때문에 테슬라 샀던걸 많이 후회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타다 보니까 또 편리하고 좋아서 후회는 금방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후 그 지인이 자기는 몰랐기 때문에 너무 당황했지만, 모쪼록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되 혹시라도 이런 상황이 올 경우 화나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험은 괜찮은 걸로 잘 들어놓으라고 조언했습니다 (보험에 사고 시 렌터카 조항은 꼭 넣어 놓으라는 말도 함께).
아직 테슬라 서비스/수리 네트워크나 인프라가 내연기관차들만큼 구축된 건 아닌 것 같고 부품도 테슬라에서만 생산/조달 가능하기 때문에 비용 측면에선 소비자가 많이 불리한 것 같습니다. 다행히 테슬라는 전기차라 내연기관차처럼 정기점검은 불필요해서 절대적 비용 측면에선 나쁘다고 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가급적이면 너무 험하게 몰지 않고 사고도 웬만하면 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는 운전 습관이 꼭 필요할 것 같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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